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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2smi by pazz

 

왕좌의 게임
제4화 약한 자들에 온정을

 

도련님이 또 꿈을
꾸셨나 봅니다

 

손님이 왔다

 

아무도 만나기 싫어

 

그래?

 

나 같으면 종일 할멈이랑
지내다간 돌아 버릴 거다

 

어쨌든 내려와
롭이 기다리니까

 

가기 싫어

 

나도 그렇다만
지금은 롭이 영주야

 

그러니 명령에 따라야지

 

호도

 

호도

 

브란 데리고 내려와

 

호도

 

예전엔 이것보다는
환대를 받았었는데

 

야경대는 윈터펠에서
언제든지 환영하오

 

난 야경대가 아니다
이건가, 도련님?

 

난 도련님이 아니오

 

아버님 출타 중엔
내가 윈터펠의 영주요

 

그럼 자리에 걸맞은
예의도 배웠어야지

 

사실이었군

 

안녕, 브란

 

어떻게 된 건지
기억하고 있니?

 

그날의 기억을 잃었소

 

희한하군

 

왜 온 거요?

 

네 친구에게 무릎을
꿇으라 해 주겠니?

 

목이 쑤셔서 말야

 

무릎 꿇어, 호도

 

승마 좋아하니?

 

 

예전엔 좋아했어요

 

이제 다리를 못 쓰오

 

마구만 제대로 갖추면
절름발이도 탈 수 있소

 

난 절름발이 아니에요

 

그럼 나도
난쟁이가 아니겠군

 

아버님이 들으시면
좋아하시겠어

 

선물이 있다

 

마구 제작자에게 주면
알아서 만들 게다

 

말을 사람에게
맞추면 되는 거지

 

어린 말을 훈련시켜서
목소리에 반응하게 하게

 

정말 탈 수 있어요?

 

물론이지

 

말 등에 앉아 있으면
네가 제일 클 거다

 

무슨 꿍꿍이지?
왜 도와주는 거요?

 

절름발이나 서자에게
약하다고만 해 두지

 

내 동생을 도와줬으니

 

나도 환대해 주겠소

 

맘에 없는 대접은
그냥 넣어 두게나

 

근처에 매음굴이 있으니
거기서 묵고 가겠네

 

그게 피차 속 편하지

 

북부의 계집들을
품고 싶었던 거요?

 

빨간 머리를 좋아하면
로스를 찾아 가시오

 

배웅 나왔나, 그레이조이?
아주 친절하군

 

자네 주인은 라니스터를
싫어하는 기색이던데

 

- 내 주인이 아니오
- 그래, 아니겠지

 

근데 스타크 부인은
왜 나오지 않으셨나?

 

몸이 안 좋으시오

 

윈터펠에 안 계시군
어디 가신 거지?

 

- 부인께선
- 부인께선?

 

볼모로 잡힌 주제에
충성심이 대단하군

 

말해 보게

 

스타크의 개가 된 꼴을
죽은 부친이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라니스포트가 불에 타던
광경을 아직도 기억하네

 

자네 숙부 짓이었지

 

장관이었겠군

 

사람들이 산 채로 타는
광경이니 장관이었지

 

자네 가문에게는
위대한 승리였지

 

- 어쩌다 이리 됐는지
- 우리 수가 10배는 적었소

 

그러니 멍청한 반역이지

 

자네 형이 전사할 때
자네 부친도 깨달았겠지

 

자네 꼴을 보게

 

적의 종자라니

 

- 입조심 하시오
- 거슬렸나?

 

용서해 주게
나도 일진이 별로라

 

어쨌든 기운 내게

 

나도 아버님께 실망만
드리지만 잘 살잖나

 

다음에 로스를 만나면
그걸로 화대나 하게

 

적당히 품고 갈 테니

 

다리, 어깨, 다리

 

왼발을 앞으로

 

좋아

 

앞발에 체중을 싣고
검을 휘두르는 거야

 

저놈은 또 뭐야?

 

일곱신이 오셔도
사람 못 만들겠네

 

이름을 말해라

 

혼힐의 샘웰 탈리

 

일단 출신은 그런데

 

검은 성의 일원이
되려고 왔어

 

검은 푸딩을
드시러 오셨겠지

 

실력도 꼴처럼
엉망인지 보자

 

라스트

 

상대해 봐라

 

항복

 

제발 그만해

 

일어나서 검을 들어라

 

설 때까지 때려라

 

남부에도 도둑놈들이
모자라는 모양이군

 

돼지 새끼를 다 보내고

 

- 참아
- 더 세게

 

그만해!

 

항복했잖아

 

서자 도련님께서
사랑에 빠졌나 보군

 

그럼 네 여자를 위해
대신 싸우겠느냐?

 

연습 삼아 해 보지
두 놈 나와라

 

돼지 아가씨 대신이면
세 명 정도는 돼야지

 

서자 놈을 뭉개 버려라

 

진짜 하고 싶어?

 

아니

 

항복, 항복

 

오늘은 그만하지

 

가서 무기나 닦아라
잘하는 게 그것뿐이니

 

잘 싸우던데

 

꺼져

 

어디 다쳤어?

 

이 정도는 양반이야

 

샘이라고 불러도 돼

 

- 엄마도 그렇게 불러
- 이대로는 못 버텨

 

자기 몸은 지켜야지

 

- 알아
- 왜 안 싸웠어?

 

싸우고 싶었어

 

- 근데 못 한 거지
- 왜 못 해?

 

겁쟁이니까

 

아버지도 그렇게 불렀어

 

- 겁쟁이가 올 곳이 아니야
- 나도 알아, 미안해

 

아무튼 정말 고마워

 

겁쟁이 자식

 

저놈이랑 어울리다간

 

우리까지 겁쟁이로
낙인찍힌다고

 

머리가 돌이라 겁도 없는게

 

- 내가 돌이면 너는
- 말 끝내야지

 

여름 끝나기 전에

 

이리 와!

 

'바에스 도트락'입니다

 

마족장들의 도시죠

 

흙더미구나

 

더러운 진흙 집이라니
야만인들이 그렇지

 

이젠 내 백성들이에요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내 맘대로 부를 거다
이놈들은 내 거니까

 

이건 내 군대다

 

칼 드로고가 내 군대를
엉뚱한 데로 데려왔어

 

오라버니가 드로고에게
군대를 넘겨 받았다면

 

칠왕국을 정복했을까요?

 

도트락인들은 협해를
건너 본 적이 없습니다

 

말이 마실 수 없는
물을 두려워하죠

 

그래도 넘었다면?

 

로버트는 멍청해서
평원에서 싸우겠지만

 

옆에 있는 고문들은
멍청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을 알아요?

 

한 때는 전우였죠

 

오래 전 일입니다

 

지금은 네드 스타크가
제 머리를 노립니다

 

절 쫓아낸 사람이죠

 

노예를 팔았다고요?

 

그렇습니다

 

왜요?

 

돈은 한 푼도 없는데
아내가 사치스러웠죠

 

부인은 어디 있어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다른 남자와 함께

 

- 전하
- 말하거라

 

전하를 최후의 용이라
부르는 걸 들었어요

 

그리 부르지

 

그럼 전하의 몸속엔
용의 피가 흐르겠네요

 

그렇게 볼 수도 있지

 

용들은 어떻게 됐어요?

 

용사들이 죽였다고
듣긴 했거든요

 

용사들은 용을
죽인 게 아니라

 

용을 타고 다녔지

 

발라리아에서 용을 타고 와
이 대륙의 문명을 세웠다

 

왕의 용이 불길을 뿜어
철왕좌를 만들었지

 

지금은 찬탈자가 날 위해
자리를 덥히고 있단다

 

정복당한 자들의 검

 

수천 자루의 검이
하나로 녹아 붙었지

 

수많은 초처럼

 

용을 꼭 보고 싶어요

 

용을 한 번만 보면
소원이 없겠어요

 

그래? 왜 하필 용이지?

 

날 수 있잖아요

 

날갯짓 몇 번이면
어디든 갈 수 있죠

 

아주 멀리

 

죽일 수도 있고요

 

자신을 해치려는 것들은
뭐든 죽일 수 있어요

 

재로 변할 때까지
태워 버릴 수 있죠

 

수많은 초처럼요

 

용만 볼 수 있으면
정말 행복할 거예요

 

매음굴에 15년이나
갇혀 있었으니

 

하늘만 봐도
행복하지 않느냐?

 

갇혀 있진 않았어요
저도 본 건 많아요

 

뭘 봤느냐?

 

용 유리로 만든 단검을
가져온 사람도 봤고

 

옷을 갈아입듯이
얼굴을 바꾸는

 

신기한 사람도 봤어요

 

해적도 본 적 있는데
온몸을 금으로 치장하고

 

실크 돛이 달린 배를
타고 왔었어요

 

그런데

 

보신 적 있으세요?

 

해적선?

 

용 말이에요

 

없다

 

내가 태어나기 한참 전에
마지막 용이 죽었단다

 

그래도 본 건 있지

 

용들의 해골

 

'붉은 성'의 알현실에
장식돼 있었단다

 

어릴 땐 아버님을 따라서
늘어선 해골들을 보며

 

이름을 읊어 드렸다

 

이름을 다 맞히면
사탕을 주셨지

 

문 쪽으로 갈수록
어린 해골이었는데

 

크지 못하고 죽어서
해골의 크기가

 

개 해골 정도였다

 

하지만 철왕좌에
가까이 갈수록

 

해골이 커졌지

 

점점 커지고

 

더 커지고

 

'기스카'가 있었고

 

'발라이언'

 

'버미스랙스'

 

'에소비우스'

 

'아코네이'

 

'머락시스'

 

'베이가'

 

대마룡 '발레리온'

 

불길로 칠왕국을
하나로 만든 놈이지

 

해골은 어떻게 됐어요?

 

모르겠다

 

아마 찬탈자 놈이
가루로 만들어서

 

바람에 뿌렸을 거다

 

너무 슬퍼요

 

그래

 

널 왜 샀겠느냐?
날 슬프게 하라고?

 

아뇨, 전하

 

여동생 분을
가르치라고 사셨죠

 

잠자리 기술을
가르치라고 샀다?

 

내가 드로고 좋으라고
널 샀을 것 같으냐?

 

이런 어리석은 계집

 

계속 해 봐라

 

언젠가 아가씨의 남편이
저 자리에 앉고

 

아가씨는 그 옆에
앉을 겁니다

 

그리고 얼마 뒤에
아드님을 낳으시면

 

대륙의 모든 영주들이
축하드리려고 모이겠죠

 

딸이면요?

 

세상에, 아드님과 따님
아주 많이 낳으실 거예요

 

딸만 낳으면요?

 

지나친 걱정이군요

 

제인 풀의 어머니도
딸만 다섯 낳았어요

 

그럴 수도 있지만
그러기도 쉽지 않죠

 

그래도 그러면요?

 

그럼

 

따님만 낳으신다면

 

조프리 왕자님의 동생이
왕좌를 이어받으시겠죠

 

난 미움 사겠네요

 

미워할 사람 없어요

 

- 조프리는 그럴 거예요
- 설마요

 

왜 그런 말을 하세요?

 

늑대 일 때문에 그래요?

 

산사, 백 번은 말했지만
다이어 늑대라는 건

 

제발 그만하세요

 

배운 건 기억하세요?

 

철왕좌는 누가 만들었죠?

 

정복왕 아에곤이요

 

'붉은 성'을 지은 사람은?

 

폭군 메이거

 

그럼 성을 짓는데

 

할아버지랑 삼촌이
여기서 살해되셨죠?

 

에어리스 왕의 지시로
돌아가신 겁니다

 

미친 왕이요

 

흔히들 그리 부르죠

 

왜 돌아가셨어요?

 

그건 아버님께
여쭤보셔야 해요

 

다신 아버지랑
얘기 안 할 거예요

 

산사, 언젠간 아버지를
용서하게 될 거예요

 

용서 안 해요

 

대수의 마상시합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왕의 마상시합일세

 

분명히 말해 두지만
난 시합에 관심 없네

 

호칭은 상관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사람들이
수도로 모이고 있습니다

 

어제는 술집 난동과
매음굴 방화

 

칼싸움도 세 건 있었고
음주 경마도 있었습니다

 

끔찍하군요

 

그대가 역부족이면

 

도시 경비대의 지휘권을
넘겨야 하지 않겠소?

 

- 병력이 더 필요합니다
- 50명 증원하시오

 

보수는 베일리쉬 경이
알아서 지급할 거요

 

제가요?

 

대회 상금도 마련했는데
치안 비용을 못 대겠소

 

내 경비대 20명을 주겠소
시합 끝날 때까지 쓰시오

 

정말 감사합니다
현명히 쓰겠습니다

 

빨리 끝내든지 해야지

 

이런 행사들이 있어서
왕국이 번영하는 겁니다

 

그 덕에 귀족들도 즐기고
평민들도 쉬는 거죠

 

도시의 모든 여관이
사람들로 넘치고

 

매춘부들도 접대로
정신이 없어지죠

 

마상시합 덕분에
돈 깨나 버시겠소

 

이제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합시다

 

이렇게 더워서야

 

이런 날엔 북부인들의
여름 눈이 부럽답니다

 

내일 뵙시다

 

존 아린 경의 얘기를
여쭤 보고 싶었습니다

 

아린 경 말입니까?

 

모두에게 지극히
슬픈 일이었습니다

 

내가 치료했습니다만
소생이 불가했지요

 

워낙 병이 깊었고

 

진행이 빨랐습니다

 

가시기 바로 전 날에
내 방에서 만났죠

 

존 경께서 종종 들러서
자문을 구하곤 했으니까

 

왜죠?

 

난 오랜 세월 동안
대현사를 지냈습니다

 

왕과 대수가 찾아와서
조언을 구하는 일은

 

죽기 전날 찾아와서
뭘 물어보셨습니까?

 

어떤 책에 대해
물어보러 왔었죠

 

책이요?

 

어떤 책입니까?

 

그리 흥미를 가지실
책은 아닐 겝니다

 

두꺼운 역사서죠

 

보고 싶군요

 

칠왕국 가문의 역사와
계보를 담은 책입니다

 

수많은 대영주들과

 

대영주들의 부인과
자녀들도 기록돼 있죠

 

가주 하콘 엄버

 

부친 호더 엄버 경
모친 아마릴리스 엄버

 

아에곤의 상륙 이래
183년 라스트 허스 출생

 

파란눈에 갈색 머리
창백한 피부

 

곰 사냥 중 부상으로
영주 즉위 14년에 사망

 

진작 말씀드렸지만
따분한 책입니다

 

이 책이 왜 필요한지
말씀하시던가요?

 

그런 말씀은 없어서
굳이 여쭙지 않았죠

 

- 그럼 존 경의 죽음은
- 비극적인 일이죠

 

그럼 임종하시면서
뭐라 말씀하셨습니까?

 

별 말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 문장을
계속 되풀이하셨죠

 

'씨는 강하다'
아마 이 말일 겁니다

 

씨는 강하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죽음을 앞두고 계셔
제정신이 아니셨겠죠

 

죽으면서 하는 말은

 

태어나서 뱉은 첫 마디와
다를 바가 없잖습니까

 

그럼 자연사라는 건
확신하십니까?

 

아니면 뭐겠습니까?

 

독살

 

불편한 생각이군요

 

그건 아닐 겁니다

 

모든 이의 사랑을
독차지한 분이셨는데

 

감히 누가 그러겠습니까?

 

독은 여자의 무기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여자나 겁쟁이

 

환관들의 무기죠

 

혹시 바리스 경이
환관이란 건 아십니까?

 

모르는 사람이 없죠

 

물론 아시겠죠

 

어떻게 그런 작자가
왕실 의회에 들어왔는지

 

시간을 너무 뺏었군요

 

개의치 마십시오
저야 영광이죠

 

감사합니다

 

배웅은 됐습니다

 

시리오가 물의 춤꾼은

 

발가락 하나로
몇 시간을 버틴대요

 

넘어지면 위험할 텐데

 

고통도 교훈이랬어요

 

교훈을 얻을 때마다
강해질 거라고요

 

내일은 고양이를
쫓아다닐 거예요

 

고양이?

 

또 시리오군

 

검사는 고양이를
연구해야 한대요

 

그림자처럼 조용하고
깃털처럼 가볍잖아요

 

고양이를 잡으려면
엄청 빨라야 해요

 

시리오의 말이 맞구나

 

브란도 깨어났으니까

 

여기로 오는 거예요?

 

글쎄다

 

우선 몸을 회복해야지

 

왕실 근위대가
꿈이라고 했는데

 

이젠 안 되겠죠?

 

그렇지

 

하지만 언젠가

 

홀드패스트 성의
영주가 되거나

 

왕실 의원이 되거나

 

성을 세울 수도 있지
건축가 브랜든처럼

 

저도 홀드패스트 성의
영주가 될 수 있어요?

 

넌 대영주와 결혼해서
성을 다스리게 될 게다

 

네 아들은 기사나
왕자, 군주가 되겠지

 

싫어요

 

그건 제가 아니에요

 

안녕

 

알리스터 기사님이
나도 같이 경계 서래

 

미리 말해 두는데

 

난 시력이 좀 안 좋아

 

모닥불 가까이 와

 

- 춥잖아
- 아냐, 괜찮아

 

괜찮긴, 떨면서

 

높은 덴 무서워

 

싸움도 못하고

 

시력도 안 좋고

 

높은 곳도 무섭고
안 무서운 게 없겠지

 

여긴 왜 온 거야?

 

18살 생일 아침에
아버지가 오시더니

 

이젠 나도 어른이
다 됐다고 했어

 

근데 난 영토와 작위를
물려받을 자격이 없대

 

내일 상속권을 버리고
야경대로 가라고 했어

 

그렇게 안 하면

 

같이 사냥을 나간댔어

 

숲속 어딘가에서
내 말이 뭔가에 걸려

 

내가 낙마해 죽는다고

 

그리고 어머니한테는
이렇게 말한댔어

 

집안의 경사라고

 

알리스터 기사님이
내일도 싸움 붙이겠지?

 

그렇겠지

 

아무리 훈련해도
나아지진 않겠지?

 

글쎄

 

더 나빠지진 않겠지

 

요새 따분한 책을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파이셀도 말이 많군

 

수다가 심한 분이죠

 

베일의 휴 기사를
알고 계십니까?

 

모르시겠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종자에 불과했으니

 

존 아린 경의 종자

 

주인이 급사하자마자
기사 작위를 받았죠

 

무슨 공으로?

 

그 말을 왜 하는 거요?

 

캐틀린에게 경을
돕겠다 했으니까요

 

휴 기사는 어디 있소?

 

내가 만나 보겠소

 

안 될 말씀입니다
저 꼬마 보이십니까?

 

바리스의 끄나풀이죠

 

경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많더군요

 

저기도 보십시오

 

저 영감은 왕비의
끄나풀입니다

 

저기 책 보는 척하는
셉터가 보이십니까?

 

바리스 쪽이오?
왕비 쪽이오?

 

아뇨, 제 끄나풀이죠

 

측근 중에 전적으로
믿는 자가 있습니까?

 

그렇소

 

아니라고 답하셔야
현명한 답변입니다

 

믿을만한 심복에게
은밀히 전갈을 맡겨

 

휴 기사에게 보내십시오

 

그 후엔 시내에 있는
갑옷 장인을 찾으시죠

 

강철 지구 꼭대기의
큰 집에 살고 있습니다

 

- 이유가 뭐요?
- 저도 정보원이 있습니다

 

아린 경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그자를 몇 번이나
찾아가셨더군요

 

당신을 불신한 게
실수였던 모양이오

 

그게 수도에 오신 후로
가장 잘하신 행동입니다

 

스물둘

 

스물셋, 스물넷
스물다섯, 스물여섯

 

스물일곱, 스물여덟
스물아홉, 서른

 

휴 기사

 

- 서른하나
- 휴 기사

 

바쁜 거 안 보이시오?

 

에다드 스타크 경을
대신해서 왔소

 

왕의 대수 말이오

 

그분의 경비대장이오

 

죄송합니다만
기사님 존함이?

 

난 기사가 아니오

 

그렇군, 미안하지만
나는 기사라네

 

대수께서 직접 오시면
얘기하겠답니다

 

- 기사라 이거죠
- 기사 놈들이란

 

아주 기고만장해서
돌아다니더군

 

전장에서 날아오는
화살도 못 본 것들이

 

그냥 돌아가시죠
눈이 너무 많습니다

 

보라고 해

 

전임 대수께서
몇 번 오시긴 했습니다

 

하지만 갑옷을
사진 않으셨죠

 

무슨 용무로 오셨는가?

 

저기 있는 녀석을
보려고 오셨죠

 

나도 봤으면 하네

 

여부가 있겠습니까

 

겐드리

 

이 녀석입니다

 

어린놈이 튼튼하고
일도 열심히 하죠

 

네가 만든 투구를
보여 드리거라

 

- 솜씨가 좋군
- 파는 게 아닙니다

 

왕의 대수시다

 

- 필요하다고 하시면
- 그건 제 겁니다

 

- 용서하십시오
- 용서할 것도 없네

 

아린 경이 오셔서
무슨 말을 하시더냐?

 

몇 가지 물으셨습니다

 

무슨 질문이었느냐?

 

일 얘기부터 하셨죠

 

대우는 잘 받는지
여기는 맘에 드는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자네 모친?

 

어머니가 누구였고
어떻게 생겼는지

 

뭐라고 대답했느냐?

 

제가 아주 어릴 때
돌아가셨습니다

 

금발이셨고

 

제게 가끔 노래도
불러 주셨습니다

 

날 보거라

 

그만 가도 좋다

 

검을 만드는 것보다
휘두르는 게 좋다거든

 

내게 보내게

 

뭐 좀 알아내셨습니까?

 

로버트 왕의 서자를 찾았다

 

스타크 경께서 전하께
보내는 서신입니다

 

놓고 가도

 

들어 봐라

 

들리나?

 

지금 몇 명이나
품고 있을 것 같나?

 

맞혀 보게

 

서너 명 같습니다

 

내가 근무 중일 때
저러는 걸 즐기지

 

내가 듣는 앞에서
누이를 모욕하는 거다

 

용서하십시오

 

내게 잘못한 거라도 있나?

 

전에 뵌 적 있습니다

 

그런가? 기억이 없군

 

파이크 공성전 때
곁에서 싸웠습니다

 

- 그때 생긴 흉터군
- 그렇습니다

 

그레이조이 놈들에게
눈을 잃을 뻔했죠

 

짐승 같은 놈들이었지

 

- 피를 즐기는 놈들이죠
- 끝에는 싫어하더군

 

훌륭한 전투였지

 

'미르의 토로'가 적진을
돌파하던 모습 기억하나?

 

불타는 검을 들고 계셨죠
죽을 때까지 못 잊습니다

 

그레이조이의 막내아들이
윈터펠에 있는 걸 봤네

 

아무리 생각해도
어색한 광경이더군

 

티온 말이군요

 

- 좋은 녀석입니다
- 그건 모르지

 

블랙베리 잼 냄새가
날 것 같은 계집이로다

 

이리 오너라

 

놓고 가도 되겠습니까?

 

스타크 경의 서신입니다

 

나는 스타크 경의
부하가 아니다

 

어디 있다 왔어?

 

샘이랑 경계 근무 섰어

 

돼지 왕자님?
지금 어디 있어?

 

- 배 안 고프대
- 말도 안 돼

 

적당히 해

 

샘도 우리들이랑
다를 게 없어

 

갈 데가 없으니까
여기로 온 거야

 

앞으론 훈련장에서
괴롭히면 안 돼

 

알리스터가 뭐라든
다시는 그러지 마

 

이제 우리 형제니까
우리가 보호해야 돼

 

스노우 경께서
사랑에 빠지셨네

 

아가씨들은 그렇게 해

 

난 알리스터가
또 돼지랑 붙이면

 

아주 베이컨으로
만들어 버릴 거야

 

샘은 아무도 못 건드려

 

뭘 꾸물거리나?

 

공격해라!

 

너 들어와

 

때려

 

빨리 때려

 

항복

 

항복

 

항복

 

이게 장난인 줄 아나?

 

장벽 너머로 나가서
해가 떨어졌을 때

 

진짜 사나이에게
등을 맡기겠나?

 

아니면 징징대는
꼬마에게 맡기겠나?

 

미천한 계집을 보내서
내게 명령을 해?

 

머리를 잘라서
보내려고 했다

 

용서하세요, 칼리시 님
분부대로 한 것뿐인데

 

진정해라, 괜찮다

 

이리, 데리고 가라

 

네, 칼리시 님

 

왜 때렸어요?

 

몇 번을 말해야겠느냐
명령하지 말라고 했다

 

명령한 게 아니에요

 

저녁 식사에
초대하려던 거예요

 

이건 뭐냐?

 

선물이에요

 

- 오라버니 옷을 만들었어요
- 도트락 놈들 넝마를?

 

이걸 입으라고?

 

- 이러지 마세요
- 이런 쓰레기를?

 

- 이따위 걸?
- 그만하세요

 

나도 야만인이 되라고?
머리도 땋으라고 하겠군

 

그건 승자의 상징인데
승리한 적도 없잖아요

 

감히 말대꾸를 해?

 

마족장의 노리개 따위가
감히 잠자는 용을 깨워?

 

난 도트락 부족의
칼리시예요

 

위대한 칼의 부인이고
칼의 아이도 임신했어요

 

또 다시 손을 대면

 

손이 잘릴 줄 알아요

 

여기 높은 양반들은
근처 사창가도 가더라

 

그러겠지

 

불공평하지 않아?

 

궂은 일은 우리 시키고
자기들은 재미나 보고

 

- 재미를 본다?
- 웃기지 않아?

 

독신으로 살지 않으면
장벽을 못 지킨다고?

 

말도 안 돼

 

그게 그렇게
서운한 줄 몰랐네

 

왜?

 

내가 뚱뚱해서?

 

- 아니
- 나도 여자들 좋아해

 

여자들은 싫어하겠지만

 

여자랑 자 본 적도 없어

 

넌 수백 번 했지?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도 너랑 같아

 

퍽도 그러시겠다

 

할 뻔한 적은 있지

 

벌거벗은 여자랑
한 방에 있었는데

 

조준이 잘 안 됐어?

 

그런 거 아냐

 

그럼 늙은 여자나
못생긴 여자였어?

 

젊고 미인이었어

 

로스라는 매춘부야

 

머리가 무슨 색이야?

 

- 빨간색
- 나 빨간 머리 좋은데

 

그럼 거기는

 

- 말할 것도 없지
- 그 정도였어?

 

- 훨씬 나았지
- 세상에

 

그럼 왜 로스랑
제대로 못 했는데?

 

내 이름이 뭐지?

 

존 스노우?

 

내 성이 왜 스노우지?

 

북부인 서자들을
그렇게 부르니까

 

난 어머니도 못 봤어

 

아버지는 어머니의
이름도 숨기시고

 

아직 생사도 몰라

 

어머니가 귀족인지

 

어부의 아내인지

 

매춘부인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때는

 

로스가 내 앞에서
옷을 벗었는데

 

할 수가 없었어

 

임신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

 

아이를 낳는다면

 

또 스노우라는 이름의
서자가 생기는 거야

 

좋은 인생은 아니거든

 

그러니까

 

조준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소리네

 

재미 좋나?

 

둘 다 추워 보이는군

 

조금 춥습니다

 

조금 추우시군
불도 있는 실내에서

 

게다가 여름인데

 

지난번 겨울을
기억이나 하나?

 

그게 얼마나 됐지?
10년쯤 됐나?

 

기억합니다

 

윈터펠에서도
많이 불편하던가?

 

시종들이 불을 피워도
추워서 견딜 수 없던가?

 

불은 제가 지폈습니다

 

아주 대견하군

 

난 지난 겨울의 6개월을
장벽 너머에서 보냈다

 

원래 2주짜리 임무였지

 

맨스 레이더가 이스트워치를
공격할 거란 소문이 있어서

 

놈들을 찾으려고
장벽 너머로 갔었다

 

잡아서 정보를 얻으려고

 

맨스 레이더가 지휘하는
야인들은 강한 놈들이다

 

너희는 상대도 안 되지

 

장벽 너머의 지형을
꿰고 있으니까

 

폭풍이 올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더군

 

그래서 놈들은 동굴에서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렸고

 

우린 개활지에서
폭풍을 만났다

 

바람이 너무 세서

 

집채만 한 나무가
뿌리째 뽑혀 나갔지

 

소변이라도 보려고
장갑을 벗었다간

 

손가락이 얼어서
떨어져 나갔다

 

그것도 어둠 속에서

 

넌 추위를 몰라

 

둘 다 마찬가지야

 

말이 먼저 죽지

 

제대로 먹질 못하니
그대로 얼어 죽는다

 

말을 먹는 거야 쉽지

 

하지만 동료들이
하나씩 쓰러져 가면

 

그땐 쉽지가 않아

 

너 같은 녀석들을
몇 놈 데려가는 건데

 

너 같이 살찐 놈이면

 

2주일은 충분히 먹고

 

스프를 끓여먹을
뼈도 남을 거다

 

조만간 신병들이 온다

 

그럼 너희 놈들은
사령관님께 불려가서

 

임무를 받을 거다

 

그리고 야경대의
호칭을 받게 되겠지

 

하지만 곧이 믿지 마라

 

너흰 여전히 애송이야

 

그리고 겨울이 오면
죽게 되는 거다

 

파리 새끼처럼

 

오라버니를 때렸어요

 

용을 때렸어요

 

큰오라버니 레이가 님이
마지막 용이셨습니다

 

비세리스는 용은커녕
뱀에도 못 미칩니다

 

그래도 진정한 왕이에요

 

솔직해 보시죠

 

오라버니를 철왕좌에
앉히고 싶으십니까?

 

아뇨

 

그래도 백성들은
오라버니를 기다려요

 

백성들이 용의 귀환을
간절히 기도한대요

 

백성들은 비와 건강
영원한 여름을 바라지

 

윗분들 권력 놀이엔
관심이 없습니다

 

뭘 위해 기도하세요?

 

고향이죠

 

저도 고향을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오라버니는 칠왕국을
되찾을 수 없어요

 

남편이 군대를 준대도
이끌 능력이 없어요

 

우릴 고향으로
데려갈 수 없겠죠

 

사랑싸움인가?

 

죄송하지만 누구신지

 

산사 아가씨
베일리쉬 경이세요

 

- 경께서는
- 네 가족의 오랜 친구지

 

네 어머니와는
오래 알고 지냈단다

 

근데 왜 별명이
'새끼손가락'이에요?

 

- 아리아!
- 무례하게 굴지 마세요

 

괜찮네

 

나는 어릴 때
굉장히 작았단다

 

그리고 우리 고향 지명이
마침 '다섯 손가락'이라

 

아주 기발한 별명이지

 

기다리다 지쳐 죽겠군

 

바지에 지리기 전에
시합이나 시작해라

 

저 분은 누구예요?

 

그레거 클레게인 기사

 

'산'이라고 불린단다

 

'사냥개'의 형이지

 

상대는요?

 

베일의 휴 기사

 

존 아린의 종자였지만
갑자기 출세한 친구지

 

겉치레는 됐으니 시작해

 

생각한 것과는 다르지?

 

'산'과 '사냥개'의
얘기를 들어 봤니?

 

우애가 넘치는 사연이지

 

'사냥개'가 새끼일 때

 

여섯 살쯤 됐을까

 

그레거는 몇 살 위였는데

 

이미 덩치가 커서
평판이 자자했지

 

폭력적인 재능을
타고 난 놈이었다

 

어느 날 그레거는
동생이 불 옆에서

 

자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봤지

 

목각 기사였다

 

그레거는 말도 없이
동생의 목덜미를 잡고

 

불붙은 석탄 더미에
얼굴을 처박았단다

 

동생이 비명을 질러도
손을 놓지 않았지

 

얼굴이 녹아 내려도

 

이 얘기를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단다

 

아무한테도 말 안 할게요

 

물론 그래야지

 

네가 떠들었다는 게
사냥개 귀에 들어가면

 

킹스랜딩의 기사들이
다 와도 널 못 구한다

 

영주님

 

왕비께서 오셨습니다

 

- 왕비님
- 시합 안 보세요?

 

제 이름을 붙였을 뿐
저와는 상관없습니다

 

킹스로드에서 쌓인 감정을
풀어 볼까 하고 왔어요

 

늑대들 잘못이었죠

 

늑대를 죽이라 한 건
너무 모진 처사였어요

 

그래도 자식들 문제니까
모질 때도 있어야죠

 

산사는 어때요?

 

여길 좋아하더군요

 

스타크 사람치곤
유별난 경우군요

 

모친을 닮았어요
북부인 같지 않아요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나도 같은 질문을
하려던 참이에요

 

여기 온 목적이 뭐죠?

 

전하의 부름을 받아
전하를 섬기러 왔습니다

 

다른 명이 있기 전까진
그 자릴 지킬 겁니다

 

경이 아무리 애써도
왕은 변하지 않아요

 

여전히 멋대로 할 테고

 

경은 뒷처리나 하겠죠

 

그게 제 일이라면
그렇게 할 겁니다

 

천상 군인이군요

 

명령을 받으면
그대로 실행하는

 

당연한 일이겠죠

 

경의 형님이 지휘하고
경은 따르는 처지였으니

 

저도 적들을 죽이도록
훈련받은 사람입니다

 

나도 그렇답니다

 

일곱신의 축복이
함께하시기를

 

자네도 축복하시길

 

여기 빵과 고기
맥주 좀 내오게

 

잘 먹을게, 영감
배고파 죽겠는데

 

기다리면서 노래 한 곡?

 

우물에 뛰어들고 말지

 

영감, 북부로 갈 거라면
이게 마지막 기회야

 

북부인들이 아는 노래라곤
늑대 울음소리뿐이거든

 

죄송합니다만
방이 다 찼네요

 

이 친구들은 마구간 주고
난 좁은 방도 괜찮네

 

정말 방이 없어요

 

이걸로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 있나?

 

내 방을 쓰시오

 

영리한 분이구만

 

식사 준비해 주겠나?
요렌, 같이 들지

 

그러죠

 

라니스터 경

 

식사하시는 동안
노래해 드릴까요?

 

경의 부친을 위한
찬가도 있습니다

 

내 저녁 식사를
망치려고 작정했군

 

스타크 부인

 

이렇게 반가울 때가

 

윈터펠에서 뵙지 못하고
그냥 와서 죄송했습니다

 

스타크 부인

 

난 이 땅을 떠났지만
여전히 툴리 가문입니다

 

거기 기사님

 

코트의 검은 박쥐 자수가
하렌할의 문양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부인

 

웬트 부인과 내 부친이신
리버런의 호스터 툴리 경은

 

진실한 친구가 맞죠?

 

그렇습니다

 

역시 리버런에 오니
붉은 종마도 있군요

 

내 부친께서는
조나스 브락켄 경을

 

가장 충직한 기수로
생각하고 계십니다

 

저희 주인님께도
큰 영예입니다

 

이런 두터운 덕망이라니
부친이 부럽습니다만

 

이러시는 연유를
통 모르겠군요

 

그 인장도 알고 있습니다

 

프레이 가문의
쌍둥이 탑이죠

 

영주님은 평안하십니까?

 

월더 영주님께선
평안히 지내십니다

 

이번 아흔 번째 생신에
부친을 초대하셨습니다

 

부인을 한 명 더
두시겠답니다

 

이 자는

 

내 집에 손님으로 와서

 

내 아들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열 살짜리 아이를

 

그대들의 로버트 왕과
영주님들의 이름으로

 

이 자를 체포하여

 

윈터펠로 데려가도록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거기서 왕의 정의를
기다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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